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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Signature는 양날의 검이다?

Writer Y. 2015. 12. 25. 06:49


10만원대 제품을 팔아서 5만원을 버는 것보다

100만원대 제품을 팔아서 50만원을 버는 것이 더 좋다?


당연한 이야기이다. 만약 '100만원대 제품을 팔아서 70만원을 번다'면 어떨까? 영화 제목처럼 '이 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CES 2016에서 발표하겠다는 'LG 시그니처(LG SIGNATURE)'가 왠지 이런 모습이 아닐까 걱정 아닌 걱정이 든다.




LG SIGNATURE 홈페이지


SIGNATURE의 사전적인 의미는 '서명'이다. 쉽게 말해서 '사인'인데... 우리가 보통 사인을 한다는 것은 나의 명예가 달린 합의라고 생각할 것이다. 즉 그만큼 나를 믿어달라는 의미를 갖는다. LG도 이번 'LG SIGNATURE(엘지 시그니처)'라는 통합 브랜드를 선보이며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LG에서 내놓는 명품 가전 제품... 이것이 바로 'LG 시그니처(LG SIGNATURE)'인 것이다.







지금은 한물간 외제차 브랜드가 되어 버린 '렉서스(LEXUS)'는 도요타의 명품 브랜드이다. 도요타(TOYOTA)라는 브랜드로 만들 수 없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렉서스(LEXUS)'라는 서브 브랜드를 통해서 완벽하게 새로운 이미지로 만들어 낸 것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렉서스는 어떤 외제차 브랜드보다 고급스러운 브랜드오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BMW, 아우디, 벤츠 등 렉서스만 빠진 외제차 브랜드들이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브랜드 이미지는 '태생적인 이미지'이다. 고급스럽지 않은 브랜드에서 내놓는 고급 브랜드는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잠깐 인기를 얻을 수 있지만, 출생이 밝혀지면 다시 옛날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것이다. 꼭 렉서스가 도요타라는 이미지 때문에 고급 세단의 이미지가 망가졌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국내 차량 중 '제네시스'라는 브랜드는 가격 대비 굉장히 우수한 부분을 많이 갖고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라는 그들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현대자동차 브랜드를 싫어하는 사람은 '제네시스(GENESIS)'라는 브랜드를 떠나서 '현대자동차'일 뿐이다! 





LG의 '엘지 시그니처(LG SIGNATURE)'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LG 입장에서 '백색가전' 시장에서 엘지의 입지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 브랜드 제품들과 차별화를 위해서 '고급화 전략'을 가져가는 것은 엘지 입장에서는 가장 쉬운 선택이다.


하지만 지금 엘지가 보여주는 백색가전의 이미지는 '가격대비 품질'이라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경쟁사인 삼성 제품과의 경쟁에서도 '가성비'를 놓고 엘지 제품을 구입하는 국내 소비자들도 많다. 그런 엘지가 기존 브랜드를 고급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고급 브랜드를 또 하나 새롭게 내놓는다는 것은 잘못하면 기존 엘지 제품의 이미지 하락을 불러올 수도 있다.



LG 시그니처 : 본질에 집중한 최고 성능, 정제된 아름다움 그리고 혁신적 사용성을 지향



CES 2016에서 처음 발표될 '엘지 시그니처'를 놓고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예상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어떤 제품이 어떤 가격으로 선보일지는 전혀 알 수 없다. 200만원짜리 TV에 디자인이라는 요소를 추가하여 400~500만원에 판매한다면 엘지 시그니처 브랜드는 그렇게 오래 사랑받을 수 없을 것이다. 왜냐면 엘지 시그니처란 브랜드보다 우리에게는 'LG'란 브랜드가 먼저 인식될 것이며, 그들이 보여주는 가격 차이가 '물거품'이라는 생각을 갖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엘지(LG)와 백색가전 시장에서 경쟁하는 브랜드 중 '다이슨(Dyson)'이라는 청소기 브랜드가 있다. 100만원에 가까운 가격을 보여주고 있지만 사용자(고객)의 입 소문을 통해서 변함없이 '명품 청소기'라는 이미지를 이어가고 있다. 20~3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진공청소기를 놓고 그 가격의 2~3배를 더 지불하면서 다이슨 청소기를 구입하는 이유는 '브랜드'이다.


물론 제품이 주는 만족도가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과정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고객들은 반대로 '브랜드'를 통해서 제품 만족도를 미리 예상하게 된다. 다이슨을 비롯한 모든 명품 브랜드들이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처음 명품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제품 완성도를 보여주어야 하고, 제품 자체를 통해서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가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얼마 지나고 나면 제품보다 '브랜드' 이미지가 고객에게 더 깊이 남는다. 이후에는 '다이슨'이라는 브랜드만 떠올리면 어떤 제품이든 상관없이 그 브랜드 제품이 '명품'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애플도 그렇고, 샤넬도 그렇고, 벤츠도 그런 것이다)





LG가 이번 'LG SIGNATURE(엘지 시그니처)'라는 브랜드를 통해서 어떤 제품을 얼마나 고급스럽게 내놓을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자칫 '고급화 전략'을 통해서 품질 대비 가격만 2~3배 이상 오르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LG 시그니처는 잠시 잠깐 관심을 받았던 브랜드 정도로 지나칠 수 있다.


고급스러운 명품의 이미지는 단순히 브랜드와 디자인 하나 때문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제품의 완성도와 서비스 품질의 꾸준함을 통해서 그 브랜드의 모든 제품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줄 때 '명품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LG 시그니처는 '초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보여주려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일반 LG 제품도 디자인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 점은 칭찬이면서 동시에 LG 시그니처 브랜드 자체의 필요성에 의문을 두는 부분이 된다.



엘지와 삼성 그리고 그 외의 가전 제조사 제품들이 비슷 비슷한 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은 현재 가전 시장의 변화가 그만큼 빠르지 않다는 것이며, 다른 제품과 달리 가전 제품들이 다양한 가족 구성원들에게 익숙해야 하는 사용성도 제공해야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나만 예쁘고 나만 세련되게 느껴서는 안되며... 가전제품을 공유하는 모든 가족들이 그렇게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익숙함을 버리고 차별화만 고집할 수 없는 것이다. LG 시그니처는 새로운 도약이 될 수 있지만 잘못하면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느끼지 못하는 단순한 가격 상승 요소로만 보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이 아닐까 생각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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